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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보스 NC 700 vs 소니 WH-1000XM3

작성: 2021년

 

 

 
소니 WH-1000XM3


2년 전 소니 WH-1000XM3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사서 얼마 전까지 잘 썼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제품이었지만, 치명적인 두 가지 단점이 있었다. 첫째, 여러 장비와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다. 여러 장비에 페어링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장비를 전환할 때마다 다시 연결해 줘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다. 둘째, 통화 시 마이크 성능이 좋지 않다. 블루투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인 만큼 밖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종종 통화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마이크 성능이 좋아야 깔끔하게 통화할 수 있는데, WH-1000XM3의 경우 통화 품질이 좋지 않아서 헤드폰을 벗고 통화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런 문제로 헤드폰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는데, 이번 종강 선물로 나에게 새 헤드폰을 사주기로 했다. WH-1000XM3의 대안으로 보스의 QC45, NC 700, 애플의 AirPods Max 세 가지 제품을 고려했다. 두 브랜드의 제품만 고려한 이유는 보스의 경우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좋고, 애플의 경우 내 환경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보스 QC45


QC45는 최근에 출시되기도 했고 QC35 II를 잘 쓰는 친구들이 있어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그런데 청음을 해보니 음질이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소리에 힘이 없고 조금 붕 뜬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볼륨 문제인 줄 알았는데 볼륨을 높여도 소리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QC45는 후보에서 제외했다. 착용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한몫했다.

 
AirPods Max

 

AirPods Max는 전에 들어 본 적이 있는데, 소리는 QC45보다 내 취향에 맞았지만 가격이 좀 비싸다. 싸게 사도 애플 케어 플러스까지 적용하면 가격이 꽤 된다. 그럼에도 맥, 아이패드, 아이폰, 워치, 애플 TV에 따로 연결하지 않아도 편하게 기기를 전환해 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AirPods Pro를 사용 중인데 그 점이 항상 마음에 들었던 터라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AirPods Max를 쓰는 게 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Spatial Audio 기능도 매력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윈도우 PC에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하고, 아날로그 인풋이 없으며, 케이스가 헤드폰을 잘 보호해 주지 못하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내가 그 디자인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서 AirPods Max도 후보에서 제외했다.

 
보스 NC 700


그래서 보스 NC 700을 샀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이 글에서는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보스 NC 700과 소니 WH-1000XM3를 비교해 보려 한다. 사실 WH-1000XM3는 최신 제품이 아니고 후속 제품인 WH-1000XM4도 출시된 지 좀 된 상황이라 대부분 WH-1000XM3를 고려하지는 않겠지만, WH-1000XM4보다 저렴하고 전반적으로 비슷한 제품이라 참고할 만한 수준은 될 것 같다.

1. 디자인 및 착용감
디자인은 취향의 영역이지만, 개인적으로 둘 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WH-1000XM3를 살 때도 보스 QC35보다 디자인이 나은 것 같아서 선택했다. (그때도 NC 700이 있긴 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고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쓰다 보니 이어컵이 너무 뚱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걸 쓰면 얼굴이 더 넓적해 보이는데, 이 사실을 한번 인식하면 계속 신경 쓰이게 된다.

한편 보스 NC 700은 좀 더 고급스럽다. 길이를 조절하는 프레임 부분이 노출되어 있어서 독특하고, 전반적으로 더 날렵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런 디자인 탓에 길이 조절이 좀 더 불편하긴 한데, 이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나는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착용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착용감은 WH-1000XM3가 훨씬 좋다. WH-1000XM3를 쓰면 포근하고 푹신푹신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NC 700의 착용감이 안 좋은 건 아니다. QC45와 비교하면 착용감이 굉장히 좋다. 그래도 착용감이 정말 중요하다면 WH-1000XM3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2. 음질 및 노이즈 캔슬링
음질은 다루기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내가 듣기엔 WH-1000XM3의 음질이 더 좋다. 베이스가 다소 과하긴 하지만 좀 더 단단하고 힘이 강하다. 그리고 NC 700과 비교해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리는데, 이것은 야외에서 더 두드러진다. 블루투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야외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중요한 점이다.

NC 700의 음질은 실망스럽다. 소리가 너무 가볍고 공간감도 부족하다. 고음이 선명하지 않고 날카롭기만 해서 신경을 긁는 데다가 균형도 좋지 않다. 소니에서 넘어오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음질이다. 굳이 WH-1000XM3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음질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음질이 정말 중요하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2022.07.06 업데이트)

노이즈 캔슬링은 둘 다 훌륭하다. 노이즈 캔슬링이 가끔 튀는 현상은 보스가 덜하다. 그러나 소음을 제거하는 성능은 모두 뛰어나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그런데 음악을 재생하면 소니의 소리가 더 강해서 소음 차단 성능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소니가 더 좋다고 느낄 수도 있다.

3. 여러 기기 연결
연결성은 보스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영역이다. 보스 뮤직 앱을 통해 최대 8개의 기기와 연결(활성화는 2개)할 수 있는 데다가, 그룹 기능을 사용하면 보스 사운드바와 그룹화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마침 거실 TV에 보스 사운드바가 연결되어 있어서 사용해 보았는데, 밤에 혼자 영화 볼 때 좋을 것 같다. 물론 3.5mm 오디오 입력 단자도 있어서 유선 헤드폰으로 쓸 수도 있다.

반면 소니는 연결성이 정말 안 좋다. 보스로 넘어온 가장 큰 이유가 연결성이다. 그냥 한 번에 한 대 연결한다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이게 상당히 불편해서 그냥 하나만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NFC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소니 워크맨의 경우 연결이 좀 더 편하긴 하다. 그런데 나는 아이폰을 쓰고 워크맨도 없어서 해당 사항이 없다.

4. 통화 품질
통화 품질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NC 700이 더 좋다는 평이 많고 나도 동의한다. WH-1000XM3를 쓸 땐 통화가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헤드폰을 쓴 채로 받으면 상대방이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헤드폰을 벗고 폰을 들고 통화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NC 700의 통화 품질이 엄청 좋은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좋다.

5. 배터리
배터리는 소니가 훨씬 오래간다. 스펙 상으로는 WH-1000XM3는 최대 30시간 사용 가능하고, NC 700은 20시간 사용 가능하다. 그런데 20시간도 충분히 오래가는 거라서 큰 불편함은 없다. 그래도 충전을 더 자주 하긴 한다.

6. 조작성
NC 700과 WH-1000XM3 모두 버튼과 터치 컨트롤을 모두 탑재했다. 두 헤드폰 모두 전원 버튼과 노이즈 캔슬링 단계 조절 버튼이 있는데, 소니의 경우 전원을 켤 때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야 하지만 보스는 짧게 누르면 켜진다. 소니를 쓸 때 조금 귀찮은 부분이어서 보스처럼 짧게 눌러도 되는 방식이 더 편하다. 터치 컨트롤은 둘 다 비슷한 제스처를 쓰는데,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소니는 오른쪽 이어컵 표면에 손바닥을 대면 그동안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보스에는 그 기능이 없다. 참고로 나는 그런 경험이 없지만 극저온 환경에서 터치 컨트롤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엄청나게 추운 곳에서 쓸 거면 버튼으로만 제어하는 QC45를 사는 게 좋다.

7. 결론
한 대 이상의 기기에서 사용한다 → 보스
음질이 중요하다 → 소니
푹신하고 편안한 착용감을 원한다 → 소니
배터리가 최대한 오래가야 한다 → 소니
통화 품질이 최대한 좋아야 한다 →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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